쉬어가기

스페인어 학습자료

Nor_the hotelhopper 2011. 6. 1. 18:19

내가 스페인어 배울때 교수님들마다 말을 빨리 트기 위한 방법은 조금씩 달랐다. 어떤 교수님은 무조건 외우라고만 하고, 어떤 교수님은 무조건 듣기만 하라고 하기도 한다.

무조건 외우라고만 하는 것은 내 성격과 크게 배치되기 때문에 해보지 않았지만, 다른 방법들은 도전을 해봤고 나중에 뒤돌아보면 시나브로 나의 스페인어 능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었던 것으로 정리가 된다.

첫번째 방법은 드라마를 보는 것이다.

뉴스와 드라마 중에서 드라마가 더 쉽고, 오래할 수 있다. 뉴스는 매일 새로운 소식 속에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어휘들을 감당해 내기란 쉽지 않고, 뉴스 앵커나 기자들은 드라마 연기자들보다 말을 훨씬 빨리한다. 반면에 드라마는 스토리가 있어서 꾸준히 보면 볼수록 이해도가 높아지고, 보다 일상적인 표현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내가 학교 다닐때에는 스페인어로 나오는 드라마를 구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은 영화로 대체하긴 했지만, 주로 스페인에서 만든 스페인어 영화들은 주제나 내용이 약간, 뭐랄까, 좀 다르다. 취향이 안맞는 사람은 영 마음에 안들수 있다.

반면 스페인어 드라마는 스페인 말고도 다른 중남미 지역에서 방송되는 작품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중남미 제작 드라마는 우리나라 드라마랑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이 비슷하다. 돈을 보고 덤비는 사람, 순수한 사랑만을 쫓는 사람 등 스페인어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꽤나 정형화되어있다. 어떤 드라마는 우리나라 막장드라마를 바로 옮겨놓은 듯한 억지스러운 전개도 있기도 하다.ㅋㅋㅋ

하지만 우리 나라에 스페인어 드라마가 DVD로 유통도 되지않고,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불법 다운로드도 미국드라마가 주류이지, 스페인어 드라마는 구하기 힘들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것은 스페인어로 방송하는 방송국의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http://msnlatino.telemundo.com/videos

위 사이트는 중남미 전역에 방송되는 케이블 채널인 Telemundo의 홈페이지이다. 이 비디오 섹션에서는 이 방송국의 쇼프로그램과 드라마를 볼 수 있다. 귀찮게 프로그램을 10개~5개로 쪼개놓긴 했지만, 그냥 한번 켜두면 연속으로 재생이 된다. 수준높은 프로그램을 기대하고 봐서는 재미가 없지만, 정말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보기에는 괜찮다.

http://www.rtve.es/television/series-tve/

이 페이지에서는 스페인의 드라마를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는 한편이 쭉 스트리밍 되지만, 스페인 발음은 중남미 발음보다 더 빠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난 즐겨보지 않게 되었다.

또, 국내 케이블 채널 중에는 Telenovela 채널이 있다. 이 채널은 브라질 국영방송이 국내에 투자해 세운 채널인데, 방송하는 브라질 드라마의 절반정도가 스페인어로 더빙이 되어있고, 나머지는 포르투갈어로 나온다(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쓰니까^^). 성우가 더빙한 방송이다보니 일부 네이티브들은 이 더빙 너무 어색하다고도 하는데, 학생의 입장에서는 발음이 매우 또박또박하고 그다지 빠르지 않아서 꽤 좋은 학습 교재라고 생각된다.

두번째로 내가 선택했던 방법은 소리내어 읽기이다.

처음에는 읽기 능력이 말하기 능력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라고 생각했었으나,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돌아가면서 읽으라고 시키기에 미리 준비해가야만 했다. 그런데 준비를 하면 할수록 책을 읽는 억양이나 연음 등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익혀졌다. 아무래도 속으로만 읽는 것 보다 소리내어 읽다보면 더 많은 집중력이 필요하고, 입으로 스페인어를 내뱉게 되면서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은 '제대로 된' 원어민이 주변에서 자신을 지휘/감독해주지 않으면 스페인어 연습을 아예 안하는 경향이 있다. 원어민이 있으면 자신의 실수를 바로 지적해주리라는 환상 때문인 것 같은데, 원어민 입장에서 어색한게 한두개가 아닐텐데 매번 붙잡아놓고 가르쳐줄수도 없고, 그렇게 열정적인 외국인 선생님은 드문게 현실이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끼리라서 서로, 잘 못하더라도, 한 문장이라도 스스로 내뱉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같이 연습할 친구가 없다면 책을 읽거나 스페인어 회화 지문을 읽는 것이 아무것도 안하고 '원어민 해바라기'마냥 시간만 보내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세번째 방법은 Podcast를 이용한 듣기 연습이다.

스페인어는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북미 및 유럽에서는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보다는 외국어로서의 위상이 높다. 그렇다보니 학습자료도 우리나라에 있는 것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예전에는 이런 자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직접 해외에 나가거나 amazon과 같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비싼 운송료를 물고 구입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한 세상이 펼쳐지기 시작하면서, 외국어 학습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iTunes Podcast 검색창에서 Spanish만 치면 다양한 스페인어 podcast가 검색된다. 난이도도 초,중,고급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도 많고, 뉴스, 동화, 토론 등 다양한 포맷 중에서 자신의 취향에 따라 공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전자사전 App을 사용하는 것이다.

난 학교 다닐 때 부터 스페인어가 검색이 되는 전자사전이 갖고 싶었다. 하지만 시중 국내산 전자사전이 검색할 수 있는 스페인어 수준은 만족스럽지가 못했고, 무엇보다도 비쌌다!! 해외상 전자사전은 한-영-서를 건너서 검색할 수 있었지만, 디자인이 좀 구리고 값도 상당히 비쌌다.

하지만 세상이 좋아져서 App store에는 없는게 없어졌다. 난 iPhone은 비싸서 가지고 있지 않지만 iPod touch로도 충분히 App을 사용할 수가 있다. 그래서 나는 App치고는 비싸지만, 인터넷 엑세스가 없어도 언제가 검색할 수 있는 영-서 사전을 35달러에 구입했다. 35달러 App이라 생각하면 너무 비싸지만, 내가 샀던 '단어는 많지만 너무 커서 거의 쓰지 못했던' 영-서 사전을 생각하면 이건 꽤나 매혹적인 조건이었다. 게다가 이 사전은 내가 기술적인 내용도 번역할 수 있을 정도로 유용했다. 비록 2009년 판이었지만 collins의 사전 중 App으로 만든 것 중에는 가장 최신이기 때문에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세상이 많이 좋아져서 약 10여년 전 보다 국내에서 얻을 수 있는 스페인어 교육 컨텐츠가 매우 많이 늘어났다. 하지만 컨텐츠가 많다고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영어'를 통해서 몸으로 매일 깨닫고 있다. 따라서 컨텐츠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학습해 나가는 열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