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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23 스페인어 전공 선택의 기로에서 4

스페인어 전공 선택의 기로에서

2011. 5. 23. 01:10 | Posted by Nor_the hotelhopper

인터넷 게시판을 돌아다니다보면, 스페인어 전공 선택에 대한 고민의 글을 심심치 않게 목격한다.

나는 스페인어과 진학을 고3 초에 결정해서 수시 2번의 탈락 끝에 정시모집에서 합격했다. 그 당시 주변에 누가 나에게 스페인어 전공 선택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목마른 놈이 우물을 파듯이, 내가 스페인어과 진학으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전공소개 책자도 찾아보고, 학교 홈페이지도 찾아가봤다.

하지만 문제는 그 정보가 크게 불충분하고, 매우 일반적인 내용뿐들이라서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독어와 불어 과목만 있던 나의 고등학교에는 당연히 누구하나 나에게 조언을 해 줄 사람이 없었다. 조언은커녕 난 학교 선생들로부터 '점수맞춰서 가려고 정했구나' 이런 소리나 듣지 않으면 다행이었다.(실제로 매우 재수없는 말투의 영어선생 준 할망구한테 그 소리를 들었다)

지금도 약 10여년 전의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수험생과 그 부모님들을 위해서 스페인어 및 외국어 전공을 선택하는 기준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전망.
스페인어과에 진학하게 된 학생들의 진학 이유 중의 하나가 '전망이 좋아서'이다. 왜요? '약 5억 인구가 사용하는 유엔 지정 언어니까요' 정도가 학생들의 교과서적인 답변이고, 좀더 실질적으로는 '아빠가/친척이/선생님이/언론에서 스페인어가 전망이 좋다고 해서요'인 경우가 더 많다.ㅋㅋ

실제로 스페인어는 지역적으로도, 영어 못지 않게 지구의 많은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국가는 대략 25개 전후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어 사용인구는 13억이지만, 사용지역이 중국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걸 고려하면 꽤 유용한 언어이다.

하지만 언어전공선택에 있어 언어의 사용인구와 그 사용지역만을 가지고 전망이 있고 없고를 논하기에는 근거가 너무 부족하다.

이럴 경우에는 좀더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1-1. 학생 본인이 언어학 자체에 관심이 있어서 언어학도에서 한 외국어학과의 교수/강사/선생님/통번역가로서 진로를 삼는 경우. 교수의 경우에는 해당 외국어 학과가 있는 대학교가 몇개가 있는 지가 곧 전망이 있고 없고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겠다. 일반 강사인 경우에는 일반 사기업에서 얼마나 해당 외국어에 대한 수요가 있는지가, 고등학교 선생님의 경우에는 얼마나 많은 고등학교가 그 외국어를 2외국어 로 채택하고 있는 지가 중요하다. 또, 통번역가에게는 얼마나 많은 국가간/경제적인 교류가 일어나고 있는지가 본인의 장래의 수입을 결정하는 큰 요인이 되겠다.

1.2. 학교를 졸업하고 일반 기업에 취직하려는 경우. 영어를 제외하면, 사기업은 본인의 사업영역이 어느 지역에 한정되어 있는지가 학생의 장래 취업 전망의 중요한 열쇠이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와 같이 전세계를 시장으로 상품을 제조하고 판매하기는 기업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외국어 능력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는 기업들이라고 모두 다양한 외국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예를 틀어, 최근 E-Mart가 중국에 진출했다면, 중국어 가능자의 수요가 생기지만, 인도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인도어 가능자의 수요가 반드시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국내 시장이 작은 편이라서 어떤 기업이던 어느정도 성장하게 되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일반적이로 우리 기업들은 한국 국경을 넘어서 어느 한 나라에만 지점이나 법인을 내어도, '완전 초 글로벌'기업인 것 처럼 과장된 이미지를 심어주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은 비록 지금 대학진로 걱정하기 바쁜 상황이지만, 조금 더 멀리 내다보고 어떤 산업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외국어를 전공했다고 해서 모두가 무역회사에만 다니라는 법은 없다. 예를 들어, 첨단IT 산업에서 일을 하고 싶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T기업이 어느 곳에 진출해 있는지 홈페이지를 방문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요즘 세계경제의 글로벌화를 통해서 국제무역의 교역량은 늘어나지만, 무역회사라는 한정된 사업영역이 늘어나는 국제무역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다. 한 기업이 커지고 글로벌화를 시작하게 되면 무역회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해외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난 외국어 전공자니까 무역회사에서 일하겠지라는 생각은 상당히 협소한 사고방식이다. 난 내 외국어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업에서 일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미래의 직장을 탐색하다보면 무역회사도 나오고, 일반 제조업체도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또, 역으로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1-3. 해당 외국어 사용 국가의 발전 가능성.
해당 외국어를 사용하는 국가의 현재 경제수준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더 치고 올라올 수 있는가에 대한 경제발전가능성 또한 매우 중요하다.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 우리나라에 부족한 원자재를 구입해올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고, 둘째, 장차 경제가 성장하면 커다란 소비시장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고, 셋째,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싸기 때문이라고 줄여볼 수 있겠다.

하지만 저 나라 경제가 뜬 다고 해서, 무작정 내 인생 맡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예를 들어, 학생 본인은 영화산업 쪽에 관심이 많은데 러시아어 전공을 선택한다면, 졸업후에 전공과 관심을 살려서 영화산업분야에서 전망있다고 하기는 힘들다. 우선 우리나라와의 영화산업적인 면에서 교류가 적고, 우리가 러시아를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는 이유는 원자재 확보나 소비시장의 선점인 것이지, 문화적 산업의 교류가 아니기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문화산업은 기존의 선진국인 미국, 유럽 쪽이 컨텐츠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국가경제발전수준이 낮을 수록 이를 소비하는 형태를 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혹은 우리나라 사람들 머릿속의 이미지도 큰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중국이나 미국은 아프리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꾸준한 투자를 해왔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가 근래에 들어서 늘어나고 있지만, 어디 견줄만한 수준은 아니다. 아프리카는 지리적으로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우리에게 먼 나라였고, 못사는 대륙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대한항공의 직항노선을 보면 잘 알 수 있다.(아시아나는 주로 아시아, 특히 중국 집중 노선이라 제외). 미국과 서유럽 외에도 세계에는 다양한 문화유산과 관광지가 즐비하지만, 사람들에게 심리적으로 거리가 먼 국가들은 직항노선이 없거나, 운행횟수가 적다.

1-4. 영어 중심의 국제비즈니스.
세계 경제의 주축이 영어권 국가에 있었기 때문에, 관행적으로 국제비즈니스에서는 영어가 여전히 많이 쓰인다. 대한민국에 불어과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지만, 국내기업과 프랑스 기업간의 업무연락을 할때에 영어가 상당히 많이 쓰인다. 프랑스 기업과 거래를 한다고 프랑스어만 잘하는 직원을 고용하는 것 보다는, 프랑스어는 못해도 영어를 잘하는 직원이 프랑스 기업도 담당하고 영어권 기업도 담당하는 것이 회사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같은 돈을 주고 고용한다고 했을때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역으로, 프랑스 기업의 직원도 주변 EU국가와의 거래도 해야하고 중국하고도 거래를 해야하기 때문에 영어 하나를 파는게 여기저기서 써먹을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제2외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있으면 좋기는 하지만, 그 외국어를 몰라도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 고용주의 입장이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혹은 제2외국어 전공을 인정받아 입사를 했지만, 막상 부서를 배치받고 보니 본인의 전공어를 쓸 필요가 없는 경우도 많다.

본인이 사업을 차린다고 한다고 하더라도, 영어가 국제비즈니스의 공용어인 것은 어떻게할 수 없다. 하지만 학생이 장차 창업하여 혹은 회사에 입사하여 해당 외국어 사용 국가와 그 기업과 교류를 할때는 큰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해당 언어 전공자가 너무 적은 경우, 해당 언어 사용국가 사람들이 영어를 잘 못하는 경우, 역으로 해당 언어 전공자를 모셔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미얀마에 공장을 짓고 생산을 해야하는데, 현지 노동자들이 영어를 전혀 할 줄 모른다면, 어디서든 미얀마 말을 할 줄아는 사람을 구해야할 것이다.(미얀마가 평균적으로 영어를 못한다기 보다는, 공장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외국어 학습수준이 낮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2. 적성
어떻게 보면, 무엇보다도 중요한게 학생의 적성일 수 가 있다.

기본적으로 외국어학과에서는 듣기, 말하기, 쓰기, 문법, 독해 5개 분야로 나누어 우선 전공어를 가르치고, 이후에 고학년이 되면 그 언어사용지역의 문학, 문화, 역사, 언어학, 지역학 등의 분야로 세분화 되게 된다. 하지만 보통 우리나라 대학들의 외국어 학과는 'OO어문학'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는 위의 5개 분야를 빼고 나면 문학수업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학생 본인이 '난 문학이라면 학을 뗀다'인 경우 외국어 전공은 적성과 맞지 않을 수 있다.

또, 모든 공부가 그렇지만, 외국어 공부는 외우는게 많다. 따라서 영어단어 외우는 거 죽었다 깨다도 다시 하기 싫다는 사람은 적성이 좀 안맞을 수가 있다. 반면에, 영어는 크게 자신이 없었으나 제2외국어를 통해서 새로운 외국어 자질을 발견하는 사람도 있다.

외국 나가서 막 외국사람들하고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외국어 적성이 맞을 가능성이 높다. 또 말은 좀 틀리더라도 의미가 교환이 되고 우선 되는대로 말을 뱉어보는 사람은 외국어 적성이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혹은 말은 잘 안되지만,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도전해볼 만 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가 '난 정말 외국어 적성인가봐'하면서 외국어학과 입시원서를 넣고 있겠는가?
외국어 적성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더라도, 속한 그룹 속에서 빨리 적응하고 그 중에서도 뛰어난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근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도전해봄 직하다. 뭐 이런 사람이라면 어느 학과를 가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노는 분위기에 빠져 지나치게 휩쓸리지 않는다면).





마지막으로, '난 정말 죽었다가 깨어나도 외국어가 적성에도 맞지않고 전혀 근성도 없는데' 어쩔수 없이 외국어학과 입학원서를 접수해서, 가고 싶은 다른 학과는 못가고 가고 싶지 않은 외국어 학과만 합격했다면. 친구들은 재수,삼수하겠다는데 나는 그럴만한 상황이 안되서 그냥 쭉 다니고 졸업을 해야만 한다면....

한번 스스로에 대한 도전을 해보길 바란다. 외국어는 해당 국민들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솔직히 크게 타고난 재능이 없어도 도전할 만한 난이도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수학이나 과학은 일부의 엘리트들이 이루어낸 학문이지만, 언어는 3살바기 꼬마부터 치매걸리 어르신들까지도 누구나 이해하고 널리 사용하는 '쉽다면 쉬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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